자율주행보다 ‘말빨’? 일론 머스크의 AI ‘그록’, 테슬라에 탑재된다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가 개발한 대화형 AI ‘그록(Grok)’이 테슬라 차량에 본격적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기능이 포함된 테슬라 차량 중, AMD 라이젠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모델부터 이 기능이 다음 주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인텔 기반 시스템(2022년 1월 이전 생산 차량)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그록의 통합 기능이 포함된 코드가 테슬라 소프트웨어 내에 포착됐으며, 최근 업데이트된 테슬라 모바일 앱에서는 그록 로그인 인증 페이지까지 발견되면서 출시 임박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층 진보된 음성 비서 서비스 탑재
기능 면에서는 기존 음성 명령 버튼(스티어링 휠에 위치)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헤이 시리”처럼 호출어를 통한 구동도 코드상 확인돼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 사용자 취향에 따라 ‘NSFW 모드’와 ‘아동 모드’ 등을 설정할 수 있는 토글 기능도 제공된다. 일부 모드는 ‘논쟁적’, ‘비서형’, ‘섹시’, ‘광기’, ‘어린이용’ 등으로 분류되며, 음성 비서의 성격까지 조절 가능한 수준이다.
테슬라가 기대하는 대표적인 활용 방식은 기존보다 진보된 음성 비서 시스템이다. 단순히 충전구를 열거나 내비게이션을 설정하는 수준을 넘어, 타이어 공기압이나 배터리 상태 같은 차량 진단까지 대화로 해결하는 기능도 구현될 가능성이 있다. 머스크는 과거 “테슬라와 대화해 뭐든 요청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AI의 활용 범위를 예고한 바 있다.

찬반 논란의 중심의 AI 탑재로 일각에선 우려도
하지만, 그록의 도입은 단순한 기술 통합을 넘어 논란의 중심에 있는 AI를 차량에 실어 보내는 일이기도 하다.
최근 xAI는 Grok 4 모델을 발표하며, “모든 주제에서 박사급 지능을 갖췄다”고 자평했지만, 동시에 “상식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실제로 그록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에서 반유대주의적 발언, 범죄 계획 가이드 제공, 성적 내용 포함 등 다수의 문제성 응답을 내놓아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최근에는 텍사스 홍수로 인한 어린이 사망 소식을 조롱하는 글에 대해 “이런 혐오에는 히틀러가 최적”이라는 식의 응답을 한 사실이 공개돼 인권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또, 한 사용자의 SNS 활동 기록을 분석해 수면 시간을 예측하고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방법까지 안내한 것으로 알려지며 윤리적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가운데, 머스크가 운영 중인 테슬라의 본업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실제로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가 AI에 집중하느라 전기차 본업과 판매 하락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비판적인 증권 애널리스트에게 “입 다물라”고 공개적으로 반박해 논란을 키웠다.
테슬라의 글로벌 경쟁력 역시 흔들리고 있다.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편의 사양, 디자인, 소프트웨어 등에서 후발 주자들에게 밀리고 있으며, 최근의 모델 업데이트도 구매자 확보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그록의 통합이 이런 흐름을 뒤집을 반전 카드가 될지는 미지수다. 정작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음성 AI가 아니라, 실질적인 제품 개선과 안정성이라는 점에서 방향성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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