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라의 마지막 포효” 닛산 GT-R R35, 역사 속으로 사라지다

닛산 GT-R R35, 18년 만에 역사 속으로… 마지막 모델 생산 종료

닛산 GT-R R35가 마침내 종착역에 도착했다. 18년 동안 고성능 스포츠카 시장을 지배해온 R35의 마지막 장이 공식적으로 마무리됐다.

닛산은 2월 28일, 일본 내 R35 GT-R의 주문 접수를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GT-R에 대한 많은 주문을 받았으며, 예정된 생산량의 주문 접수를 완료했다. 2007년 출시 이후 보내주신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발표로 2025년형 GT-R이 사실상 마지막 모델이라는 점이 확정됐다. 북미 시장에서는 이미 2024년 10월을 끝으로 생산이 중단됐으며, T-스펙 타쿠미(T-Spec Takumi)와 스카이라인(Skyline) 트림이 한정판 모델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사실 R35의 단종은 예견된 일이었다. 각국의 환경 규제와 안전 기준 강화로 인해 이미 여러 시장에서 퇴출된 상태였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2021년 10월에, 유럽과 영국에서는 2022년 3월에 마지막 GT-R이 고객에게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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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의 마지막 질주

GT-R은 ‘고질라(Godzilla)’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슈퍼카 킬러’로 명성을 쌓아왔다. 2007년 도쿄 모터쇼에서 정식으로 공개된 R35는 2001년과 2005년 선보였던 컨셉카의 연장선에서 탄생했다. 이후 2010년, 2016년, 2023년 세 차례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성능과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왔다.

GT-R의 심장부는 트윈터보 3.8L V6 엔진이다. 2007년 출시 당시 480마력에서 시작해 2023년형 모델에서는 573마력까지 향상됐다. 고성능 Nismo 버전은 608마력을 발휘하며 GT-R의 성능을 한계까지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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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GT-R, 전기차로 부활할까?

GT-R의 계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닛산은 2023년 공개한 ‘하이퍼 포스(Hyper Force) 콘셉트’를 통해 차세대 모델의 가능성을 암시했다. R36 GT-R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모델은 닛산의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새로운 플래그십 슈퍼카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닛산의 재정 상황과 개발 일정 등을 고려하면 새로운 닛산 GT-R이 등장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닛산이 차세대 GT-R에 탑재할 것으로 기대되는 고체 배터리 기술은 2028년 이후에야 양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R36이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을 보려면 최소 몇 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또한, 닛산이 완전 전기 모델로 직행할지, 아니면 하이브리드 모델을 거쳐 점진적으로 전동화를 추진할지도 미지수다. 닛산 경영진은 하이브리드 GT-R의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어 향후 어떤 방식으로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atl@autolo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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